2025년 미국 채용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재택 근무가 더 이상 예외적인 근무 형태가 아닌,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IT나 테크 직무에 국한되지 않고, 전통적으로 대면 근무 비중이 높았던 회계 직무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인사·채용 전문 기업 로버트 하프(Robert Half)가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회계 분야는 여전히 출근 근무가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와 재택 근무 기회가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 확인된다. 기업들이 회계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일정 범위 내에서는 유연근무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버트 하프는 인재 분석 플랫폼 탤런트뉴런(TalentNeuron)이 제공한 미국 내 신규 채용 공고 49만 2,500건 이상을 분석해 2025년 3분기 근무 형태를 살펴봤다. 그 결과, 회계 직무의 경우 전체 채용 공고 중 61%가 전면 출근 형태였으며, 26%는 하이브리드 근무, 13%는 완전 재택 근무로 나타났다. 여전히 현장 근무 비중이 가장 높지만,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 하이브리드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은 과거와 비교하면 분명한 변화다.
이러한 흐름은 회계 직무만의 현상이 아니라, 미국 전체 채용 시장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로버트 하프가 미국 내 HR 관리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의 88%가 하이브리드 근무 옵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 중 25%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25년 3분기 신규 채용 공고를 기준으로 보면, 전체 분야 채용 중 약 24%가 하이브리드 근무, 12%가 완전 재택 근무 형태로 집계됐다. 회계 직무 역시 이러한 전반적인 유연근무 확산 흐름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경력 수준에 따른 차이다. 로버트 하프의 분석에 따르면, 경력이 높을수록 하이브리드나 재택 근무 기회가 더 많이 제공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경력 5년 이상의 시니어 레벨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 비중이 30%, 재택 근무가 15%에 달했으며, 경력 3~5년 수준의 미드 레벨에서는 하이브리드 25%, 재택 12%로 나타났다. 반면, 경력 0~2년의 엔트리 레벨에서는 하이브리드와 재택 근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는 점도 데이터로 확인된다. 하이브리드 채용 공고 비중은 2023년 2분기 15%에서 2025년 2분기에는 약 24%까지 증가했다. 반면, 전면 출근 형태의 채용 공고는 2023년 83%에서 66%로 크게 감소했으며, 2024년에도 이 비율은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전문직 전반에서 유연근무가 구조적인 변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 분석에서도 흥미로운 차이가 나타났다. 인재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농촌이나 저밀도 지역에서는 재택 및 하이브리드 근무 비중이 높게 나타난 반면, 대도시와 메트로 지역에서는 완전 재택 근무보다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더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뉴욕, 미네소타, 매사추세츠 등 일부 주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 비중이 30%를 넘었으며, 샌프란시스코와 보스턴, 뉴욕과 같은 주요 대도시에서도 하이브리드 형태의 신규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종합해 보면, 회계는 여전히 대면 근무 비중이 높은 직무이지만, 하이브리드 근무는 이미 현실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경력이 쌓일수록 유연근무 기회는 더욱 확대되는 추세이며, 대도시의 회계 직무에서는 완전 재택보다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사실상의 표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미국 회계 분야 취업이나 커리어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면, 직무 내용뿐 아니라 근무 형태 역시 중요한 전략 요소로 함께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